[ 비스듬히 ]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꼿꼿한 자세만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과 사람의 틈
비스듬히 보아야
세상이 만만해 보일 때가 있다
예의처럼 허리를 숙여야 오를 수 있는 산비탈 집들
첫차에 등을 기댄 새벽의 사람들
기대고 싶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손 내밀고 어깨 주는 것은
언제나 비스듬한 것들
삐딱하다는 것은
홀로 세상에 각을 세우는 일이지만
비스듬하다는 말은
서로의 기울기를 지탱하는 일
더러는 술병을 기울이면서
비스듬히 건네는 말이
술잔보다 따듯하게 차오를 때가 있다
- '시인정신(詩人精神)'
2017 봄호 중에서 /
권상진 님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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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진
1972년
경북 경주에서 출생.
2013년 《전태일문학상》으로 작품 활동 시작.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출처]
웹진 시인광장
2017년 2월호 신작시 부문 (통호 제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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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시인이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해 화제다.
전태일재단과 경향신문사는
4일 제21회 전태일문학상 수상자로 시 권상진,
소설 이종하, 생활기록문 신정임 씨 등을 선정 발표했다.
특히 시 부문의 권상진씨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시를 쓰고 있는데
지난해 여름 폭염속에서도
사회적 소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쪽방 노인들의 얘기를 담은
'영하의 날들'이 선정됐다.
권씨는
"최근 시들이 어려워지고
대중과 멀어지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소외계층, 노인문제 등
우리 주위 가까운 일상속의 문제들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공감해줬다데 기쁘고
앞으로도 유행보다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 위주로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권씨는
경주향교 부설 경주문예대학을 수료하고
지난 2011년 계간지 문예운동에서 등단했다.
[ 뉴시스 2013년 10월 4일 기사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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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슬며시 내어 주는데
기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싫은 것이겠지..
나
역시 그러하니까...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이라는 강박관념에
살아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 그리 내모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일까
술잔 하나만큼은
혼자서도
비스듬히 잘 기울인다....
[이미지출처 : 네이버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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